21 찬류 세상 끝났다 위로들 하네.
천국복에 들었다 울지 말라네.
이 말 듣고 식구들 그럴싸하네.
무슨 운명 당한 줄 알기나 하나?
22 무덤 위에 떴던 달 서산에 지고
눈물 같은 이슬에 잔디만 젖네.
흰 구름은 허공에 무심히 돌고
솔잎새에 바람은 처량히 우네.
23 세상 사람 무심틋 자연도 무심
춘하 추동 여전히 되돌겠지만
무덤 속의 진행은 곧은 목일세.
직선으로 나갈 뿐 돌지를 않네.
24 땀 한 방울 흘리기 사양하던 몸
검고 붉은 추기물 흘러내려도
더러운지 추한지 알지 못하고
막대같이 뻣뻣이 놓인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