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던 그 한밤중,
나를 보는이 없는 은밀한 속,
내게 뵈는 이도 없더라,
빛도 길잡이도 없더라,
내 마음속 타오르던 불빛 밖에는.
대낮 해보다도 더욱 탄탄히
그 빛이 내 갈 길을 잡아 주더라,
내가 잘 아는 그어른께서 나를 기다리시는 곳으로,
그 어른 밖에는 아무도 없는 바로 그곳으로.
오, 길을 잡아 주는 밤이여,
오, 새벽보다 아주 아름다운 밤이여,
오, 사랑을 주시는 분과 받는 이 둘을 하나로 맺어,
사랑받는 그 영혼을
자기의 사랑으로 변해 놓던 밤이여.
십자가의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