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역사관은 보편적 이성의 지배로 고정된 질서가 존재하기에 역사는 순환한다는 믿음에 기초했다면, 히브리 사상은 신의 뜻이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사건들을 역사라고 보기 때문에 역사는 직선적이며 비가역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리스 사상에서는 공간들 사이의 존재영역의 충돌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면 히브리 사상에서는 이전과 현재 그리고 이후의 시간차원에 대한 충돌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히브리 사상이 그리스의 사상에 융합되기 전, 즉 정통적인 그리스도교 태생되기 이전에는, 히브리 사람들에게는 차안 그리고 피안이라는 천당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예수가 말한 하나님의 나라도 그들이 머무는 땅을 배경으로 하고, 죽음 이후가 아닌 그들이 살고 있는 당시에 올 유토피아의 개념이었다. 즉 이전의 악이 지배하는 세력이 끝나고, 메시야가 도래해서 신의 승리하에 펼쳐질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시간적 차원에서의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였다.
그러한 시간적 차원에서의 하나님 나라가 공간적 차원에서의 천당이라는 개념으로 변이되는 데에는 그리스 사상이 일조했음을 별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전이가 비교적 빨리 일어나서 기원후 1세기경에 쓰여진 요한복음에서 벌써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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