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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글/영성 글 모음

기도의 단계

by Andrew Y Lee 2018. 9. 30.

“예수의 테레사” 성녀 기도의 삶



찬미 예수님


1. 어떤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아왔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동구밖 구두쟁이를 더 사랑하시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따지기로 했습니다. “하느님 하느님 제가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사랑을 더 받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 그래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그 전에 물을 한사발 떠서 마을을 한바퀴 돌고 오너라. 수도자는 조심조심하면서 물사발을 들고 마을을 한바퀴 돌아 하느님께 왔습니다. “ 하느님. 이제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보라. 네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느냐? 마음이 온통 물을 흘리지 않는데 있지 않았느냐? 그러나 동구밖 구두쟁이는 일상의 삶안에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하루에도 몇번씩 나에게 마음을 두기 때문에 그가 더 마음에 들고 흐뭇하다.”


2. “예수의 테레사” 성녀(1515 ~ 1582)는 대 테레사, 아빌라의 테레사라고도 불려지며, 교회내에서는 기도의 박사, 영성의 스승, 영성 지도자, 최초의 신비박사, 최초의 여성박사등으로 칭해지고 있습니다. 성녀는 일상의 삶속에서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일치(하나)”를 이룩하신 거룩한 영성의 스승이었습니다. 오늘 저는 성녀께서 실천하시고 또 가르쳐주신 “기도하는 삶”에 대해 잠시 나눔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성녀가 태어나고 성장한 16세기 중반의 유럽은 중세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신대륙이 발견되고 식민주의가 팽창하는 시대였으며, 한편 교회는 세속에 물들어 많이 타락하여  종교개혁운동과 교회쇄신 운동이 한창이었던 시대였습니다.

1515년 카톨릭의 영향이 강한 스폐인의 아빌라에서 태어난 성녀는 유태교에서 개종한 독실한 카톨릭 부모 밑에서 어려서부터 수도생활을 동경하며 자랐습니다. 성녀는 13세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 나는 비탄에 잠겨 성모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제 성모님이 나의 어머니가 되어주시기를 간청하였습니다”라고 자서전에 적고 있습니다. 15세때 아우구스티노 수도회부설 기숙사학교에 진학하였을 즈음,  같은 수도회 소속 수도자인 Martin Ruter 의 종교개혁운동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20세 때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가하여 아빌라의 가르멜 수녀원에 들어간 성녀는 수녀원 입회후, 어느 날  몸이 병들어 요양차 삼촌집을 방문하던 중 우연히 오수나의 프란치스코 수사가 저술한 “초보의 제삼기도”라는 책을 읽고 기도생활에 열중하였는데, 후일 자서전에 당시에 대하여 “ 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는데 힘썼으며 .. 좋은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녀는 그 후 한동안 기도생활을 중단하고 외부방문자들과 사교하는등 세속을 추구하는 생활을 하였습니다. 성녀는 자서전에서 당시에 대해 “ … 내 생활은 무척 괴로웠습니다. 한편에서는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것 같았고 .. 다른 한편에서 나는 세속을 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아버지의 죽음에 즈음하여 성녀는 기도생활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성녀는 자서전에서 당시에 대해 “..나는 상처투성이인 그리스도의 상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위해 이렇게 고통받고 계셨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죄책감이 사무쳤습니다.” 성녀는 눈물을 흘리며 지난 날의 잘못을 회개합니다. 특히,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은 성녀의 영적 생활변화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성녀에게는 참된 뜻에서의 신비적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녀는 결코 기도를 세상으로부터의 단순한 도피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기도하는 삶과 활동적인 삶을 조화시켰습니다. 성녀는 소속 수녀원인 “가르멜회”를 그 본래적인 모습[ “ 직접 일하고 고독과 청빈속에서 밤낮으로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을 주요 일과로 하는 것”]으로 되돌아가게 노력하였고, 생애동안 17개의 공동체와 기도회를 설립하여 당시 교회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역활을 하였습니다.



3. 예수 테레사의 기도하는 삶

    성녀는  우리가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 일치하는(하나가 되는) 과정을 불모지인 정원에 물을 대어 옥토로 바꾸어가는 과정에 비유하여 4단계로 설명하였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묵상기도의 단계”로서 “ 팔의 힘으로 우물에서 물을 길어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이라고 비유하였습니다. 또 이는 하느님을 만나서 우정을 쌓아가는 단계로도 비유하였습니다.

두번째 단계는 “거둠의 기도” 단계로서 “두레박을 단 도르레를 손잡이로 돌리면서 물을 깃는 것”이라고 비유하였습니다. 이제 하느님과 교제하여 사랑과 정감을 꽃피우는 단계로 비유하였습니다.

세번째 단계는 “고요의 기도”단계로서 “시냇물이나 도랑에 관수로를 내어 물을 대는 것”이라고 비유하였고, 하느님과의 약혼 단계로 비유하였습니다.

네번째 단계는 “일치의 기도”단계로서 “하늘에서 다량의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 하느님과 결혼하는 단계로 비유하였습니다.


4. 정원에 물을 주는 첫번째 단계(묵상 기도의 단계) : “ 팔의 힘으로 우물에서 물을 길어 정원에 물을 주는 단계

성녀는 “묵상기도란 자기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 하느님과 단 둘이서 자주 이야기하면서 사귀는 친밀한 우정의 나눔”이라고 하였습니다.
(1)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에 대한 현존의식”입니다.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믿고 기도하면 기도이고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믿지 않으면 독백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자연, 성서, 성체성사, 둘이나 셋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 하느님을 그리워하고 찾는 사람의 마음,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등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또 중요한 것은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친구들이 성당에서 기도하는 도중에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것도 기도냐? 하는 문제로 서로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로마 교황청 교리부서에 문의하였습니다. 한 달뒤에 답변이 왔습니다. “기도를 하다가 담배를 피우면 그것은 기도가 아니다. 그것은 기도자의 본성, 의지가 꺽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다가 기도를 하면 그것은 기도이다. 그것은 마음이 기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녀는 기도는 내가 필요할 때가 아니라 일상의 삶속에서 하느님을 향하는 마음, 하느님과 자신을 잇는 끈, 관계라고 하였습니다.

(3) 성녀는 “기도는 하느님과 우정을 쌓아 가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속에서 우리와 우정을 나누고 싶어하신다. ” 라고 하였습니다.

   요한 15:15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우리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하느님(예수님)을 친구로 받아들이는 것에 정서적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5. 두번째 단계(“거둠의 기도” 단계) : 두레박을 단 도르레를 손잡이로 돌리면서 물을 깃는 단계

이 단계에서는 힘을 덜 들이고 더 많은 물을 길을 수 있습니다. 묵상기도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노력이 듭니다.

성녀는 “거둠”은 영혼이 자기 모든 능력과 외적인 감각을 거두어들여 하느님이 거하시는 자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거둠의 기도”는 자신의 안에 계시는 그 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요한 14:23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것이다.”

고린도 후서 13:5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안에 계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까?”

“거둠의 기도”는 묵상기도를 하다가 내 안에 정감이 생겨나면 그 안을 고요히 응시하고 바라보는 것이며, 성녀는 “단순한 사랑의 눈길을 주님께로 보내면서 그 분곁에 머무르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거둠의 기도”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키며 우리의 삶이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서 그 안에 머물도록 이끕니다.


6. 세번째 단계( “고요의 기도” 단계) : 시냇물이나 도랑에 관수로를 내어 물을 대는 단계

이 단계에서는 한 번의 노력으로 많은 양의 물을 얻을 수 있고 정원사가 해야 할 일의 양이 점점 줄어 듦니다.

고요의 기도는 자기 자신을 거두어들이는 순간과 고요함에 머무르는 순간을 칭하며, 이는 관상으로 들어가는 단계입니다. 성녀는 양을 향한 목자의 휘파람 소리.. 안에서 하느님이 부르시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고요함속에서 하느님에 대한 감사와 찬미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영혼은 하느님이 자신과 함께 계시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성녀는 고요의 기도안에서도 의지( 마음)은 하느님께 가 있어도 상상이나 다른 분심이 작용할 수 있는데 성녀는 물레방아 소리는 그냥 내 버려두고 고요함속에서 만난 맛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개의치 말고 조용히 그냥 하느님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약혼식이 이루어지는 이 단계는 가장 시련이 많은 단계입니다. 그래서 영혼이 내외적으로 시련을 겪는 이 단계를 “영혼의 어두운 밤”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이 단계를 거친  “일치의 기도”단계는 하느님과의 일치, 합일이 이루어지는 결혼의 단계입니다.



7. 네번째 단계( “일치의 기도” 단계) : 하늘에서 다량의 비가 쏟아져 내리는 단계

고요의 기도 단계까지는 우리의 의지(마음)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끌어당기나 일치의 기도 단계에서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보여주십니다.

이 단계에서는 하느님의 일을 하고 싶은 마음, 하느님과 늘 함께 하고 싶은 마음, 하느님을 찬미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현존하심을 지적인 현시(깨달음)를 통해 나타내 보이십니다.

요한 14:23   “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것이다.”

갈라디아서 2:20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이 단계는 빗방울이 강물에 떨어져 분리해 낼 수 없이 완전히 하나가 된 상태, 하느님과 우리의 영혼이 헤어질 수 없는 부부와 같이 하나로 일치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8. 예수의 테레사는 “결국 기도는 사랑하는 님을 더욱 기쁘게 해드리고 무엇을 해야 그 분에 대한 사랑을 드러낼 수 있는지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끝으로 테레사 성녀가 남기고 간 시 한편을 읽겠습니다.

“ 그 무엇에도 너 맘을 설레지 마라.
   그 무엇도 너 무서워 하지마라 .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님만이 가시지 않나니
   인내함이 모두를 얻으리라.
   님을 모시는 이 아쉬울 것이 없나니
   님 하나시면 흐뭇할 따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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