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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기도/독백

萬壽山아래서 解放村을 바라보며

by Andrew Y Lee 2021. 9. 9.

萬壽山아래서 解放村을 바라보며

 

글을 쓰시는 분들이 글을 쓰면 나중에 글을 쓴 장소와 시간,

그리고 글을 쓴 사람의 호를 남기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본다.

 

雲岳山에서 曉鳴

1979年 復活節 한밝散人 識

遠美山아래서

 

어쭙잖게 글을 쓴다고 나섰으니 다시 뒤로 돌아갈 수도 없고...

마치기는 마쳐야겠는데 뭐가 그리 걸그적거리는 게 많은지...

무엇을 먹다가 목에 걸린 것처럼, 속이 답답하여 토하기는 토하여야겠는데...

이놈의 속을 뒤 짚어 엎을 수도 없고...

예레미야는 마음이 뜨거워 견딜 수가 없어 전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이놈의 속은 뜨겁기는 하지만 다른 불이 짬뽕된 것 같아 영 찝찝하다.

어찌되었던 끝나기는 끝나리라

 

남들처럼 점잖게 산을 끌어다 넣을까?

萬壽山아래서

왜들 산을 끌어넣을까?

모세처럼 시내산도 아닌데...

 

4년 넘게 매일 보아온 집 앞의 산이 萬壽山이란다.

萬壽無疆의 그 萬壽

長壽를 비는 말이 아니던가

진짜 萬壽無疆携擧(휴거)가 아니던가

解脫도 나쁘지는 않지만...

우리 동네에서 쓰는 말이 아니니...

 

萬壽山말고 遠美山으로 할까?

萬壽山아래서

遠美山아래서

어느 것이 좋을까?

원미산은 숙성된 장소요

만수산은 끝맺음의 장소다

 

그냥 만수산으로 하려니까 썩 마음에 닿지 않아서

뒤에다 무엇을 붙여본다.

解放村을 바라보며

 

4년 여 바라본 게 집 앞의 만수산과 산 아래 解放村이다.

解放村은 우리나라에 딱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서울에 있는 남산 밑의 동네고 하나는 바로 우리 동네 앞의 해방촌이다.

6.25를 통하여 전쟁 중에 북에서 넘어 온 피난민들이 오기종기 모여 피난생활을 하며

이루어진 동네다. 남산 밑의 해방촌은 규모가 커서 그대로 동네가 되었지만,

이곳 광명시 옥길동의 해방촌은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고 소규모의 공장들이 들어와

난립하여 동네를 유지하는 곳이다. 어쨌든 이름은 처음 그대로 해방촌이다.

 

4년 전 이곳에 올 때 산 이름은 몰랐고, 동네이름은 알았다.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죄에서 해방되는 것을 바라보라는 주의 뜻일까 하는 것이었다.

아직도 죄의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으니 얼마나 더 해방촌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산 이름은 마음에 안 들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萬壽

원래 는 선비나 장인이나 입으로 마디마디 음식이 들어가야 생명이 이어진다는 말이다.

그 음식을 말씀으로 생각하자,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고 말씀으로 사는 것이니...

끊임없이 말씀이 입으로 들어가 생명이 萬萬으로 이어지는 것이 영생이니...

 

그 산에서 解放을 바라보며...

나와 너와 모두의 해방을 바라보며 쓰던 책이 아니랴

모두 말씀의 떡이 입으로 들어가야 영생한다고 외치자고 쓰던 책이 아니랴

 

그럼 이제 호는 무엇?

앞의 雲岳山에서 曉鳴은 운악산에서 새벽에 운다는 뜻이다.

저녁 7시면 취침에 들어가 밤 12시에 일어나 기도하며 글을 썼던 앞서 간 선배도반의 호다.

어줍잖은 수도생활로 산 중으로 뛰어 들었을 때 어느 날 뜬금없이 호를 정하란다.

불쑥 튀어 나온 말이 氣正이었다.

하나님의 생기의 기다. 영생의 기운, 말씀의 생기가 바르다는 氣正

일생을 통하여 호를 쓸 날이 올 줄은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도 혼자 독백하지만 정말 그렇게 쓸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변덕이 죽 끊듯 하니...

 

2021Sukkot(초막절)에                萬壽山아래서 解放村을 바라보며                  氣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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