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절 : 만일 내가 원치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앞에서 말씀하셨잖아요. 중요하니까 또 강조하는 것입니다. 속에 바로 죄가 거하고 있기 때문에, 즉 죄가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계명을 지키려고 하는데 오히려 자꾸 악심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해야 되는데 원수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것조차도 해결되게 하시는 은총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그것이 없으면 억울한 소리를 들어도 완전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잖아요.
▷ 내 탓이 아니고 죄 탓이라고 하시네요.
네, 책임을 전가 시키는 것 같지요. '원치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죄의 법칙을 따라서 죄성의 힘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어 하는 대로 하게 되면 그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라는 거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선한 의지만 있지 악한 의지는 없기 때문입니다. 악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죄성의 강력한 힘에 휩쓸려서 우리의 의지가 순간적으로 잡히는 거예요. 그래서 악의 도구로 사용되는 억울함이 있지만, 분명히 우리의 본 마음은 선한 의지란 말이지요. 선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답답한 상태로부터 해방시켜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말씀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지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비로소 우리 속에 원죄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 원죄가 우리의 의지를 짓밟고 도구로 삼아서 순간순간 범죄하기 쉬운 기회에 죄의 열매를 맺게 한다는 것입니다. 책임을 모두 원죄에 돌려버렸으니 어떻게 된 거예요? 도구로 이용당한 우리들은 억울하지만 거기에 동참했으니까 회개를 해야 되는 것이지요.
▷ 타종교에서도 바울 사도가 죄를 탄식하는 그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바울 사도께서 로마서 7장 25절부터 8장에 들어가는 체험을 기록하셨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주시는 매우 풍성한 은혜가 없다고 하면 이것이 선명하게 기록되기는 어렵지요. 해결책이 있기 때문에 지금 확실하게 기록된 것입니다. 타종교에서는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그걸 시원하게 기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성불을 한다고 하지요. 죄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밝히려고 노력하더군요. 그러나 우리 기독교와 같이 하나님의 생명이 내주하여,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해방된다는 것은 없습니다.
타종교에서도 아주 철저하게 선을 추구한다면 광야생활의 막바지까지는 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것은 좀 생각해 볼 수 있지요. 예수님을 통해서 영적할례 받고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나서 천국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없지만요.
▷ 불교에서 해탈이나 열반에 들어간 것이 나오잖아요. 그것은 죄의 법칙에서 벗어난 순간을 묘사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경험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해보지 않아서 궁금하군요. 그런 것이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생명에 의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시는 생명력에 의해서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 성령님의 도움이 없이 이런 경지에 갈 수 있을까요?
그들도 나름대로 내면적인 죄의 문제 때문에 고통 받은 흔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에서부터 해방되는 방법으로 성불을 주장 합니다. 유교에서도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공자님의 글에도 죄 때문에 깊이 고민한 흔적은 있지만 해결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긴 기독교에서도 잘 깨닫지 못한 분들은 '적당히 살면 되지, 왜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러냐?'고 하면서 이런 문제를 아예 회피하려고 하지요. 그러나 그들도 어쨌든 선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 노력하거든요.
▷ 인간의 육체적인 욕망을 다 끊어버리고 자기 존재마저 부인해버리는 그런 삶을 살잖아요?
거기서도 문제는 잘 발견이 됐어요. 우리와 같이 하나님의 생명에 의해 그런 문제로부터 해결되는 가장 위대한 해결책이 안 나왔을 뿐이지요. 그들도 정욕 때문에 모든 죄가 파생하고 인간의 불행한 문제들이 생긴다는 것, 또 그 배후에서 마귀들의 세력이 있다는 것은 다 알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