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_daum->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너무 집 안에 짐이 많고 안 입는 옷도 많고 신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난 후, 네 번에 나누어 free giving away 의 시간을 가져 참으로 많은 물건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렇게 나누어 주면 적어도 누군가 다시 사용한다는 생각에 정리하였습니다.
예전에 집에 책이 3000여권 있어서 이사갈 때, 책이 전부였습니다. 우리 부부가 공부하면서 모은 책, 그리고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아버님 도서실에서 가지고 온 책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여있었습니다.
그 때는 연회에서 이사가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짐을 옮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평을 하였는지 모릅니다. 책이 무겁고 박스가 수십개가 되니까 다른 집의 짐을 나를 때보다 몇 배나 힘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에 1000여권은 인도의 신학교에 500여권은 나성에 있는 감리교신학대학 도서실에 기증하고 책도 차츰 정리하여 지금은 저의 저서들과 아버님 저서들과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또 짐을 정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어떤 그릇도 사용할 때가 있고, 어떤 옷도 입을 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에 가장 신기한 것은 그릇은 어떤 모양이든지, 크던지, 작든지, 언제고는 한번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국 끓일 때 사용하는 그릇이 다르고, 콩나물 삶을 때 사용하는 그릇의 사이즈가 다르고, 또 샐러드할 때 사용하는 유리그릇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물건을 확 정리하려고 그릇들을 들어보다가 다 다시 집어넣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웬 신발이 이렇게 많은가하고 정리하려고 하다가 정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다시 다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어떻게라도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귀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들도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그릇이라는 진리였습니다.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그 특유의 기능때문에 그릇을 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릇과 같아서 하나님이 언젠가는 특별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는 진리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그릇이 없듯이 사용하지 않을 성도들도 없다는 진리입니다. 마늘 까는 기구가 다르고 오렌지 쥬스를 만들어먹는 착즙기가 다르고, 국자가 다르고, 젓가락의 사용도가 다르듯이 다 언젠가는 특별한 용도에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부엌을 바라보면서 이런 용기들과 그릇이 언젠가는 다 사용되듯이 우리들도 언젠가는 하나님께 사용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뻤습니다. 단, 그 그릇이 깨어지지 않고 깨끗하다면 언젠가는 주인에 의하여 사용되어질 것입니다. 많이 사용되었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적게 사용되었다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때에 사용되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때에 그 용기가 그릇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릇이 존재하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우리를 그릇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자주 사용되는 그릇이라든지, 아니면 거의 일년에 한번 사용되는 그릇이든지, 언젠가는 사용된다는 기대 때문에 그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하나님이 자주 사용하시는 그릇이 아니라, 하나님이 필요하실 때에 그 자리에 있는 그릇이 되어 사용되어 진다면 그것이 참으로 그릇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찾으실 때,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그릇이 되고, 하나님이 기쁘게 사용하실 수 있다면 우리 인생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그릇들이 내 손이 잘 닿는 곳에, 그리고 보이는 곳에 정돈해 놓았습니다.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르게 숨겨있는 그릇, 그래서 한번도 사용될 수 없었던 그릇들이 없도록 보이는 곳에 잘 정리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살림하고 요리하는 즐거움이 늘었습니다. 어느 구석인가에 있었는데 주인의 눈에 뜨이지 않아 수년간 보이지 않고 사용되지 않았다면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지혜인 것 같습니다.
365일 살아가면서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집 안에 널려있는 잡다한 물건들이 소중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주인의 필요를 위해 사용된다는 감격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물건들, 잡화들, 그리고 있어야 할 자리에, 눈에 뜨이는 자리에 있는 잡화들 그릇들, 옷들 모두가 귀하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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