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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성도가 가야 할 완전의 길
영성의 신비가/미즈노 겐조

겐조의 시를 번역한 박목사님이야기

by Andrew Y Lee 2011. 9. 23.

저의 가친 박석규 목사님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는 것을 용서하시고 들으시기 바랍니다.

저의 아버님은 평소에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으신 분인데 6.25전쟁 직후에 많은 상이군인들이 발생했을때 자진해서 그런 상이군인 한 사람을 저의 집에 데려와서 돌보겠다고 경주 육군병원에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상이군인은 오지 않았습니다만, 대신 이북에서 혈혈단신으로 내려온 분이 저희집에 오셔서 살았는데 그는 후일 목사가 되어 서울에서 큰 개척교회를 하고 이제 조기은퇴한 김제건 목사입니다.

평소에 장애자에 대한 관심이 많으셔서 그런지 몰라도 70년대 중반에 일본에 있는 한 지채장애자의 시집을 우연히 접하면서 그 시집의 저자인 뇌성마비장애자인 미즈노 겐죠 (水野源三)씨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미즈노 겐죠 씨의 삶에 너무나 많은 감명을 받고 그의 신앙시집 세 권을 번역했는데 이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인간애가 하나님의 사랑과 교향곡을 이루는 한 장관을 보는 듯 합니다.

미즈노 겐죠씨는 국민학교 4학년 때 이질에 걸려 앓던 중 너무나 심한 고열(高熱)로 그만 뇌성소아마비에 걸렸습니다. 그는 듣는 기능, 보는 기능, 깨닫는 기능 그리고 내장기능외에는 모든 기능이 마비되는 전신불구가 되었습니다. 손가락 발가락 한 개도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완전히 누워서 누가 일으켜주지 않으면 영원히 일어날 수 없는 몸으로 지루하고 기나 긴 불구의 한 평생을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사람 곁에 두 사람을 두게 하셨습니다. 한 사람은 그의 어머니 우메지여사이고 다른 한 사람은 미야오(宮尾)목사였습니다. 미즈노 겐죠씨가 불구가 된 지 약 5년이 되었을 때 미야오 목사님이 겐죠씨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찾아가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을 읽어야 할터인데 한자(漢字)가 너무 많아 읽지 못하겠기에 라디오를 통해 한자공부를 하게 하면서 열심히 성경을 읽고 자신의 삶의 장애 속에서 생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인도하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어나 앉을 수 없는 몸이기 때문에 그의 몸을 일으켜 주고 무엇을 받쳐서 지탱해주고, 또 손가락도 까딱할 수 없으므로 누가 책장을 넘겨주기 전에는 하루종일 같은 페이지 만을 읽을 수밖에 없으니까 누군가가 성경 읽는 것을 보조해 주어야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을 그의 어머니가 했습니다. 어머니는 열심히 몸을 받쳐주고 겐죠씨는 성서를 읽는데, 혹 어머니가 잊어버리고 그 페이지를 넘겨주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는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니까 같은 페이지를 수십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지면 미야오 목사님이 성서를 녹음해와서 자리에 눕게 하고 들려주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성경 

을 읽는 동안 그의 심중에는 점점 신앙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구속에 대해 깨닫기 시작하였습니다. 성경을 읽는 동안 가시찔린 질병에 걸려서 그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하나님께 3번이나 고쳐달라고 간구하였는데도 하나님이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하시며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 짐이라."는 말씀으로 이어지는 바울의 간구와 하나님의 답변이 오가는 장면에서 그는 일생 일대의 변혁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불치의 병에 걸렸어도 주님께서 주신 은혜를 자기에게 족한 은혜로 깨닫게 되었고 이 난치의 병이 자기를 하나님에게로 인도하고 영원한 생명을 하나님께 약속받는데로 인도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그는 오히려 이 뇌성소아마비가 자기를 영생의 길로 인도하는 은혜가 되었다고 찬란하게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이 순간부터 그는 더이상 지체의 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진리를 후일 이렇게 시(詩)에 표현했습니다.

만일 내가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을
만일 모든 형제자매들도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을

만일 우리 주님이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을


비록 몸은 움직이지 못하나 그의 마음에 부활의 영광이 찾아온 이후 그의 뇌리에는 무서운 시상(詩想)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보고 듣고 깨닫는 기능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구였기 때문에 시를 쓰고 싶어도 손으로 쓰지도 못하고 말로 표현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는 어머니의 피눈물나는 도움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겐죠씨가 시(詩)를 쓰는 방법은 기이한 것이었습니다.

일본어 알파벳인 '아이우에오' 50글자를 마치 시력측정표처럼 앞에다 설치해놓고 어머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씩 막대기로 짚어가면서 겐죠씨의 눈치를 살피면 자기가 의도하는 글자에 왔을 때 눈을 깜빡거립니다. 그 다음 글자도 또 처음부터 그대로 반복하여 그 다음 글자를 완성시킵니다. 이렇게 하여 한 글자씩 한 글자씩 옮겨서 10년 만에 시집 한 권을 처음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그 시집이 바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란 책입니다. 겐죠씨의 시집은 시를 좀처럼 잘 읽지 않는 일본

사람들에게조차 베스트셀러가 되어 1년만에 제6판이 나오게 될 정도로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특히 복음의 진리에 대해 가장 선명하게 증거한 시로 사람들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는 이 같은 사람에게도 전도자를 보내시어 한 인간을 죽음과 절망의 질곡에서 부활의 영광으로 인도하시는 섭리를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은 미야오 목사님과 그의 어머니 우메지 여사를 겐죠씨의 옆에 보내시어 겐죠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고 그에게서 구원을 얻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어머니는 겐죠의 삶이 다시 살아나는데 눈물겨운 도움이 되었는데, 너무나 힘들어서 겐죠씨의 시집 첫권이 인쇄되고 있는 도중에 몸져 눕고 책이 출판되자 그 책을 가슴에 부둥켜 안고 한없이 울다가 꿈에도 잊을 수 없는 겐죠씨를 이 세상에 남겨놓고 먼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시집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도 계속 출판되었는데 그 어머니의 역할을 이번에는 제수씨가 맡아서 겐죠씨를 위한 도움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 겐죠씨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이지만 그를 그리스도의 복음에로 인도한 미야오 목사님, 그의 어머니 우메지 여사, 어머니의 뒤를 이어서 도와준 제수씨, 그리고 이 시집을 일본문단에 등장하게 한 그 유명한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꼬 여사등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리스도에게로 가는 길은 영원히 그에게 닫혔을 것입니다. 특히 그의 어머니 우메지 여사의 공헌은 단순히 모성애로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하여 기쁨으로 전환시키는 역류의 한 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여기에서 우리는 겐죠씨의 삶에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주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미야오 목사님과 어머니, 겐죠의 제수씨, 그리고 작가 미우라 아야꼬, 이 네 사람과 오늘 본문에서 중풍병자를 들것에 실어서 지붕을 뜯고 달아내려서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게 하는 이 네 사람의 모습에 어떤 일치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겐죠씨를 도운 네 사람, 그리고 이 중풍병자를 도운 네 사람은 곧 장애자를 도와서 그들의 삶에 새로운 빛을 주려는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한 장애인을 위한 네 사람의 연대(Solidarity)는 한 인간의 삶을 죽음과 절망의 골짜기에서 희망과 영생의 길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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