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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성도가 가야 할 완전의 길
영성의 신비가/미즈노 겐조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by Andrew Y Lee 2011. 9. 23.

 

  [어머니 날/제가 천국에 부름을 받아갈 때까지, 어머니께서 병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성경을 배울 수 없습니다. 편지를 써 낼 수도 없습니다. 시를 쓸 수도 없고 살 수도 없습니다.]

 

 

 

 

水野源三 詩集 

    

       わが恵み汝に足れり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序

                                                             高橋三郞

이 詩集의 저자인 水野源三(미즈노 겐죠) 씨가 불치의 병에 걸려, 일체의 행동의 자유를 잃은 것은, 1946년의 여름, 소학교 4학년의 때였다. 赤痢 때문에 고열이 계속되어, 마침내 뇌가 상하여 뇌성소아마비가 된 것이다. 손과 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말도 할 수 없게 되어 외부에 대하여 意志表明의 수단으로서는, 눈을 껌뻑거리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源三 씨와 그를 돌보는 가족들의 悲嘆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게다가 戰後의 빈곤이 극심한 때에 아이들 다섯을 거느린 이 가족의 눈물겨운 苦鬪는 정말 짐작조차도 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후 5년쯤 지났을 무렵, 坂城 마을에서 傳道를 하고 계셨던 宮尾목사님을 통하여 이 가족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어, 닫혔던 源三 씨의 세계에 한 줄기 새로운 빛이 비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이도 눈과 귀는 제 기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源三 씨는 기쁨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하였으며, 라디오의 루터란 아워 시간과 세상의 빛과 같은 프로그램을 청취할 뿐만 아니라, 성경통신 강좌를 통하여 말씀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다만 최대의 난관은 자기 의지를 밖으로 표현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을 「あいうえお」의 五十音圖를 벽에 걸어놓고, 어머니가 그 글자를 순차적으로 짚어나가는 중에 자기가 바랐던 글자까지 오면 눈으로 껌뻑거리는 방법으로 한 자 한 자 주워 모아 文章을 만드는 방법이 考案된 것이다(지금은 그 표를 쓰지 않고 口頭로 꽤 빠르게 이러한 操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源三 씨는 통신강좌의 답안을 작성할 뿐만 아니라, 실로 많은 詩를 지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을 보고 깊이 마음에 감동을 받은 것은, 불구의 몸을 한탄하거나, 고통을 호소하는 말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주 예수 그리스도와 만날 수 있도록 허락 받은 몸으로서의 행복을 감사하며,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말로 가득 차 있는 점에서이다.


한 순간에 행동과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긴 이래 벌써 28년이라는 동안, 源三 씨는 누운뱅이 생활을 계속하여 온 것이다. 世俗的인 눈으로 보면, 그것은 틀림없는 감옥생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생명을 받은 源三 씨의 全 存在는 하늘에서 내리는 빛을 비추기 시작한 것이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까지 源三 씨를 돌보며 뒷바라지 해 온 최대의 공로자로서, 어머님의 헌신적인 사랑의 勞苦에 우리는 衷心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어머니마저 昨年부터 병으로 밤낮없이 겪는 심한 고통과의 싸우는 중, 지금은 두 사람이 나란히 자리를 하고 누워 지내는 지경이다. 이 가정에 내리치는 鐵槌는 너무도 견디기 어려운 아픔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주님은 반드시 그의 전능하신 역사로써 영광을 나타내실 것이다. 우리들은 그것을 굳게 믿으며, 이 가정을 위하여 쉬지 않고 기도하고픈 마음이다. 이처럼 오랜 시련 중에서, 혼탁해 진 세상에 쏟아 붓는 源三 씨의 맑디맑은 淸水 같은 詩를 통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에 天來의 香氣가 전해질 것을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1975년 1월 1일

  

                   

   비할 데 없이 맑고 아름다운 詩歌集

                                                                                        三浦綾子
지금, 여기에 탄생한 水野源三 씨의 詩歌集을, 제가 도대체 무슨 말로 어떻게 소개하면 좋겠는지요.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릅니다. 전혀 다르다고 저는 외치고 싶습니다. 이 말을 쓰면서 벌써 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것은 9년 전, 源三 씨의 어머니 우메지 씨가 「百萬人の福音」에 쓴 手記를 읽으신다면, 아시리라고 思料됩니다.


                 <오늘 하루도 
   “新聞이오”라는 말로 아침을 느끼며/차가운 물맛으로 여름을 느끼며/맑고 시원한 風鈴소리에 해질 무렵을 느끼며/ 개구리 소리는 확실하여 밤을 느끼며/오늘 하루도 간다/한 가지 한 가지 일에/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느끼노라
이것은 나의 次男, 源三이가 지은 한 편의 詩입니다. 源三은 벌써 20년이나 누워 배기고 있지만, 5년 쯤 전부터 短歌와 詩를 지으며, 하나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노래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詩를 쓴다”고는 하지만, 源三은 손도 발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말하는 것도 안 됩니다. 다만 자유롭게 되는 것은, 보는 것과 듣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국어사전에 기록된  「あいうえお」의 표를 이용하여, 제가 손가락으로 짚으면, 源三이 눈으로 껌뻑하여, 한 자 한 자 써갑니다. >

 

手足을 못쓰며, 말도 안 되는 누운뱅이 源三 씨의 눈의 움직임을, 必死的으로 따라 수첩에 말을 적어두는, 이 두 사람의 모습을 想像만 해도 저의 가슴은 뜨거워집니다. 아들과 어머니가 一心同體가 되어 지어내는 이 詩歌集은, 세상의 많은 책과는 전혀 다르다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시나 노래를 지어보면, 그것이 얼마나 힘 든 일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한 어려운 작업을 하면서도, 源三 씨가 詩를 지으며, 노래와 俳句를 읊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水野源三 씨는 읊고 있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방금 들은 것/본 것/ 마음에 느낀 것/잊어버리기 전, 사라지기 전에/주의 아름다운 역사를/찬양하는 시를 짓는다.

水野 씨는 하나님을 찬미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은 것입니다. 쓰리고 괴로워도 詩를 짓는 것입니다. 이 詩歌集의, 그 하나하나가 어쩌면 그렇게 저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릴까요.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길에는 이것저것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病 한 번 앓지 않는 人生, 태어나서 한 번도 일어서 보지 못한 人生, 하나님을 讚揚하는 人生, 한 번도 하나님을 이름을 부르지 않는 人生.


하나님께 대한 信賴와, 어머니와 아들의 사랑으로 빚어낸 이처럼 맑고 아름답고, 멋진 詩歌集이 전에도 나온 적이 있었던가? 지금, 손발이 되어 주었던 어머니의 병이 중합니다. 저는 무슨 말을 하면서 이 서문을 맺어야 될지 적절한 말이 없습니다.
                                                                                       1975년 早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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